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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냉탕] '147㎞' 구위로도 볼·볼·볼...송영진, 6실점 끝에 '9-0' 빅 이닝 내줬다

이번에도 실패다. SSG 랜더스 대체 선발이 또 무너졌다.SSG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투수로 송영진(20)을 냈다. 그러나 그가 1이닝 4피안타 2볼넷 1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지면서 2회부터 불펜을 조기 가동했다. 이날 송영진이 최고 147㎞/h 직구를 뿌렸으나 두산 타선을 넘지 못하며 난타를 당한 결과였다.SSG는 이미 주중 3연전에서 루징 시리즈를 확정했다. 선발진이 빌미가 됐다.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부상으로 이탈한 SSG는 새로 영입한 드루 앤더슨 역시 아직 긴 이닝 소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김광현과 오원석을 제외하면 5이닝을 맡길 투수가 마땅치 않았다. 영건 투수들을 연달아 대체 선발로 내야 했다.이는 21일 두산전에서 실패로 돌아갔다. 이건욱을 올렸으나 4이닝 8실점을 기록하고 무너졌다. 22일엔 에이스 김광현이 6이닝 1실점으로 버텼지만 타선이 침묵했고 결국 8회 리드를 내주고 패했다. 투수는 여전히 부족했다. 이숭용 감독의 23일 선발 카드는 2년 차 송영진이었다. 이 감독은 송영진이 시즌 평균자책점은 5.63이었으나 긴 휴식 후 던졌던 7일 LG 트윈스전 모습이 좋았다고 했다. 그래서 23일 경기에서도 10일 휴식 후 그를 올렸다고 설명했다.송영진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1회를 삼자 범퇴로 막을 때만 해도 씩씩한 투구를 보여줬다. 베테랑 정수빈을 상대로 145㎞/h 빠른 공으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고, 이후 두 타자도 직구로 땅볼을 유도했다.안정감이 느껴진 건 1회가 전부였다. 송영진은 2회 말 완전히 무너지며 경기의 승기를 고스란히 두산에 넘겨줬다. 첫 타자 김재환에게 안타를 맞았고, 양석환의 볼넷과 헨리 라모스의 안타로 순식간에 무사만루를 내줬다. 김기연을 잡고 넘어가보려 했으나 통하지 않았다. 김기연은 송영진의 143㎞/h 직구를 밀어서 오른쪽 파울라인 옆에 떨어지는 장타로 선취 2타점을 기록했다.김기연의 적시타는 시작에 불과했다. 송영진은 후속 타자 전민재에게 3루수 방면 땅볼 타구를 유도했다. 하지만 타구가 3루수 최정 앞에서 튀었고, 최정이 몸을 날려 잡아냈지만 내야 안타 허용까진 막지 못했다. 만루 위기가 이어지자 결국 스스로 무너졌다. 조수행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실점을 늘렸다.경기 전 송영진의 호투를 기대했던 이숭용 감독도 결국 움직여야 했다. 마운드를 최민준으로 바꿨지만 불을 끄기엔 이미 늦은 때였다. 정수빈의 적시타로 달아난 두산은 강승호의 적시타로 다시 2점을 추가, 6-0까지 리드를 벌렸다.결국 경기의 승기는 2회가 끝나기도 전 사실상 기울었다. 흔들렸던 최민준은 2사 2·3루에서 양석환에게 중월 스리런 포를 맞으며 무너졌다. 9-0. 이 모든 건 2회가 끝나기도 전에 벌어진 일이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23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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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시헌 감독 지휘, SSG 유망주 캠프 종료···MVP 이건욱, 안상현

손시헌 퓨처스 신임 감독의 지휘 아래 SSG 랜더스가 마무리 캠프를 마쳤다. SSG는 지난 1일부터 24일까지 일본 가고시마현 사쓰마센다이시에 위치한 종합운동공원에서 유망주 캠프를 진행했다. SSG는 이번 캠프에서 유망 선수 육성을 목표로 강도 높은 기술 훈련을 중점적으로 진행했다.SSG는 지난달 31일 김원형 전 감독과 계약해지했다. 이대수 코치가 선수단을 이끌고 출발한 가운데, SSG는 지난 2일 손시헌 감독을 퓨처스리그 감독으로 선임했다. 이후 손 감독이 캠프에 합류해 선수단 훈련을 이끌었다. 손시헌 퓨처스 감독은 "캠프 기간 동안 계획한 대로 순조롭게 훈련을 마칠 수 있었다. 기본기를 다지고 실전에 대비할 수 있는 훈련을 중점적으로 진행하며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선수들이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찾으며 이를 채워 나갈 수 있는 뜻깊은 캠프였다"고 소감을 밝혔다.이번 캠프 기간 중 가장 모범이 된 선수에게 주어지는 MVP는 투수 이건욱, 야수 안상현이 선정됐다. 투수 MVP 이건욱은 "이번 투수 MVP로 선정돼 기쁘며, 이번 캠프에서 기술적인 부분에서 내 것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많은 도움을 주신 코칭스태프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내년 시즌 준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야수 MVP 안상현은 "이번 캠프에서 안정감 있는 수비와 정확한 타격 능력을 기르고자 노력했다. 이번 겨울부터 몸을 잘 만들어서 내년 시즌에는 많은 시합에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SSG 선수단은 24일 오후 2시 귀국 예정이다. 이형석 기자 2023.11.2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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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형 “최선의 준비가 최상의 결과 만든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김원형(49) 감독은 팀 창단 후 가장 힘든 시기에 지휘봉을 잡았다. 김 감독 스스로 “계약서에 사인하고 첫 며칠간, 머릿속에 ‘부담’이라는 두 글자가 가장 많이 떠올라 잠을 잘 자지 못하였다”고 털어놨다. SK의 지난 시즌은 파란만장했다. SK는 2018년 한국시리즈(KS)에서 우승했고, 19년 정규시즌을 2위로 마쳤다. 리그 정상을 다투던 팀이다. 그런데 지난해 갑자기 9위까지 추락했다. 전임 염경엽 감독은 스트레스와 피로가 누적으로 경기 도중 쓰러졌다. 결국 건강 문제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SK는 새 리더로 김원형 감독을 선택했다. 김 감독은 SK 창단 멤버이자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다. 2011년 은퇴 후 SK에서 코치로 일하다 17년부터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에 2년씩 몸담았다. SK 제8대 사령탑으로 4년 만에 금의환향했다. 계약 기간은 2년(계약금 2억원, 연봉 각 2억5000만원)이다. SK 고위 관계자는 “김 감독은 우리 선수단이나 구단 문화에 관한 이해도가 높아 팀 재건의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이에 더해 “오랜 기간 한 팀에서만 생활하다 다른 팀을 겪어본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 “전에는 나와 SK 선수들이 서로를 너무 잘 아는 게 장점이면서 단점이었다. 새 팀에서 새로운 선수를 만나면서, 좀 더 디테일하고 종합적으로 보는 공부를 했다”고 설명이다. SK의 부진을 ‘외부인’ 입장으로 지켜본 것도 생경한 경험이었다. 김 감독은 “다른 팀에서 내 임무에 충실하면서도, 막연히 SK를 ‘언젠가 다시 돌아가고 싶고, 돌아가야 할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애착이 컸다. 그런데 경기 때 투타가 전체적으로 무너져 선수들이 장점을 보여주지 못하는 모습에 정말 안타까웠다”고 토로했다. 김원형 감독은 이제 그런 SK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김 감독은 “선수들을 직접 만나기 전까지는 솔직히 걱정이 크고 생각도 많았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마무리 캠프를 이끌면서 직접 만나고 훈련도 함께하니, ‘잘 소통하면서 이끌어 가면 올해 명예회복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생겼다”고 말했다. 시즌 구상도 어느 정도 끝냈다. 선발진 4명(윌머 폰트, 아티 르위키, 문승원, 박종훈)은 확정했다. 5선발 경쟁이 치열한 전망이다. 김 감독은 “이건욱, 정수민, 김정빈 등과 군 복무를 마친 최민준, 오원석 등이 경쟁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지난해 말 팔꿈치 수술을 한 문승원에 대해선 “무리시킬 생각은 없는데, 회복이 빠르다. 개막 로테이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2019년 홀드 2위 서진용을 마무리에 내정했다. ‘확실한’ 셋업맨을 찾아내는 게 스프링캠프 과제다. 내야는 두산 출신 자유계약선수(FA) 최주환을 영입해 공격과 수비를 모두 보강했다. 제이미 로맥(1루수), 최주환(2루수), 최정(3루수) 내야 트리오는 장타력에서 리그 최강이다. 김 감독은 “최주환을 영입한 프런트와 SK행을 결심한 최주환에게 고맙다”며 웃었다. 외야는 확실한 주전이 한동민뿐이다. 남은 두 자리는 무한 경쟁 체제다. 김원형 감독은 ‘준비’와 ‘과정’이라는 단어를 여러 번 언급했다. 그는 “이기기 위해 좋은 방향을 제시하는 게 내 역할이지만, 그라운드에서 몸으로 직접 야구를 하는 건 선수다. 야구장에서 기량을 100% 발휘하려면, 훈련할 때 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게 내 지론이자 당부다. 훈련도 경기처럼 하나하나 집중하고 고민하면서 제대로 해야, 심신에 자신감이 붙어 좋은 성과로 이어진다. 선수들이 ‘몸’을 잘 만들어,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는 시즌을 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2021.01.12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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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사직 MVP] SK 로맥, 최고의 하루…시즌 첫 한 경기 2홈런, 최다 6타점

타일러 화이트의 합류 영향일까? SK 제이미 로맥(35)이 올 시즌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SK는 25일 사직 롯데전에서 10-7로 이겼다. 로맥이 5타수 3안타(2홈런) 6타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로맥이 한 경기에서 홈런 2개를 기록한 건 올 시즌 처음이다. 가장 최근 기록은 2019년 9월 29일 한화전 이후 331일 만이다. 6타점은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점이다. 선제점과 쐐기점, 또 대역전을 허용한 뒤 동점을 뽑는 데 모두 로맥이 있었다. 로맥은 1회 2사 1·2루에서 롯데 선발 투수 아드리안 샘슨의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선제 3점 홈런(시즌 16호, 비거리 115m)을 기록했다. 최재훈의 2루타와 최정의 안타로 4-0까지 달아난 5회 로맥은 2사 3루에서 이번에도 샘슨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17호, 비거리 130m)을 뽑아냈다. SK는 선발 투수 이건욱이 5이닝 3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고 내려간 뒤 불펜이 흔들렸다. 6회에만 6점을 뺏겨, 순식간에 역전을 허용했다. SK는 곧바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7회 1사 후 한동민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자 로맥이 1타점 2루타를 뽑았다. 롯데에 내준 분위기를 곧바로 가져오는 동점 적시타였다. 로맥의 안타를 발판으로 SK는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어진 2사 3루에서 최항과 대타 채태인이 연속 볼넷을 얻어 만루 찬스를 잡았고, 이날 엔트리에 등록된 정의윤이 대타로 나와 바뀐 투수 구승민에게 싹쓸이 결승 3타점 2루타를 뽑아냈다. 로맥은 샘슨에게 이날 경기 포함, 올 시즌 총 3개의 홈런을 뽑아낸 점에 대해 "처음 만나는 투수보다 2~3번 상대하면 더 익숙하다"며 "스스로 동기부여를 찾으려 한다. 팀 순위에 상관없이 내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를 다섯의 로맥은 올 시즌 타율 0.265 17홈런 5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앞선 세 시즌과 비교하면 부진한 성적표다. SK는 타선 강화를 위해 닉 킹엄의 대체 선수로 투수가 아닌 야수 타일러 화이트를 영입했다. 이날 상대 투수가 던진 공에 오른 검지 부상을 당한 화이트는 이날 막 KBO리그 두 번째 경기에 출장했다. 로맥과 화이트는 경쟁 관계이자, 이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그는 "나도 시너지 효과를 엄청나게 기대한다"라며 "그런데 화이트가 오늘 부상으로 교체돼 안타깝다. 2주간 자가격리를 마치고 이제 막 리그 적응을 시작했는데 다쳤다. 얼른 회복해 경기에 함께 출장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사직=이형석 기자 2020.08.25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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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추락 막아낸 무명의 용사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올 시즌 초반 10연패에 빠졌다. 11경기에서 1승10패(승률 0.091). 처참한 출발이었다. 지난달 15일 NC 다이노스에 2-6으로 지면서 최하위로 추락했다. 타선이 터지지 않으며 시작됐던 SK의 연패는 야수진의 어이없는 실책으로 이어졌다. 이어 마운드마저 와르르 무너지면서 우승 후보로 꼽힌 SK는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그러나 SK의 부진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달 28일 두산 베어스를 6-1로 이긴 뒤, 29일부터 31일까지 한화 이글스와의 홈 3연전을 싹쓸이했다. 최근 4연승으로 7승16패를 기록한 SK는 16일 만에 탈꼴찌에 성공했다. SK의 부진 이유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이었다. 팀 내 최고 연봉(13억원)을 받는 포수 이재원(32)은 시즌 3번째 경기에서 오른 엄지 골절 부상을 입었다. 호타준족 외야수 고종욱(31)도 발목 염좌로 7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총액 90만 달러(11억원)를 주고 데려온 외국인 선발 투수 닉 킹엄(29·미국)은 지난달 15일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여기에 홈런 3위(6개) 한동민(31)마저 오른쪽 정강이뼈 미세 골절로 지난달 26일 엔트리에서 빠졌다. 타선을 지키고 있는 홈런왕 출신 주장 최정(33)은 한때 타율 1할대에 머물렀다. 고연봉을 받는 스타 선수들은 SK를 구해내지 못했다. 대신 무명의 용사들이 SK를 구하고 있다. SK 탈꼴찌의 시발점은 지난달 28일 두산과 원정경기였다. 킹엄 대신 이건욱(25)이 선발투수로 나왔다. 이날 등판 전까지 이건욱이 경험한 1군 경기는 5경기뿐이었다. 2016년 1경기, 2017년 2경기에 등판한 그는 2018~2019년에는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했다. 이건욱은 이날 5와 3분의 1이닝 동안 3피안타·1볼넷·3탈삼진·1실점으로 호투했다. 5회 2사 김재호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하기 전까지는 단 한 명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프로 데뷔 7년 만에 첫 승을 거둔 그는 “그동안 많이 힘들었다. 구단에 밥값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봉 3000만원인 그가 ‘밥값’을 해내자, 다른 무명 선수들이 연이어 등장했다. 지난달 29일 두산에서 SK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포수 이흥련(31)은 오자마자 홈런을 터뜨렸다. 30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0-3이던 5회 말 추격의 솔로포를 날리는 등 이흥련은 4타수 3안타(1홈런)·3타점을 기록했다. SK는 9-3 역전승을 거뒀다. 이흥련은 지난달 31일 한화전에서도 5회 결승 홈런을 날리며 4연승을 이끌었다. 스스로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할 정도로 깜짝 활약이었다. 2013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데뷔한 그는 두산(2017~19)을 거쳐 SK로 오기까지 백업포수 역할을 맡았다. 한 번도 억대 연봉을 받아본 적 없는 그의 올해 연봉은 7000만원이다. 연봉 2700만원의 왼손 불펜 김정빈(26)은 이미 연봉 이상의 성적을 냈다. 2013년 입단해 만년 유망주였던 그는 올 시즌 12경기에서 12와 3분의 1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31일 한화전에서는 8회 초를 무실점으로 막으며 4연승의 디딤돌을 놨다. 김정빈은 지난해까지 1군 경기에 두 차례만 나왔다. 지난 2년간 상무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그는 고통스러울 만큼 억지로 먹었다. 키 1m82㎝인 그의 체중이 73㎏에서 90㎏으로 늘어나자 공에 힘이 붙었다. 김정빈은 “‘나를 제발 써달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예전에는 볼넷을 하나 내주면 기죽고 눈치를 봤다. 요즘에는 자신감이 있다”고 했다. 스타가 많은 SK에서도 이를 악물고 1군 무대를 준비한 무명 선수가 꽤 있었다. 이들이 없었다면 SK의 탈꼴찌도 어려웠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20.06.0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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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토리] '아픈 손가락'에서 '난세영웅'으로…이건욱이 7년 만에 날아오른다

난세의 영웅.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비로소 진가를 드러내는 인물을 뜻한다. SK 7년차 투수 이건욱(25)이 그랬다. 이건욱은 SK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동산고 시절 전국구 에이스로 이름을 날리면서 '초 고교급 투수'로 통했고,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한일전에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맞대결한 적도 있는 특급 유망주였다. 2014년 신인 1차 지명(계약금 2억원)을 받고 SK에 입단하자 팀의 기대도 온통 그에게 쏠렸다. 그러나 데뷔 후 잦은 부상으로 실력을 보여 주지 못한 게 문제였다. 입단 직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고, 2015년 겨울에는 미국 교육리그에서 발가락 골절상을 입어 다시 재활에 오랜 시간을 매진했다. 지난 2년간은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해결하면서 새로운 출발을 향한 의지만 곱씹어야 했다. 그런 이건욱에게 올 시즌은 새 희망에 부풀 만했다. 입단 후 처음으로 스프링캠프에서 중도귀국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스케줄을 소화했다. 이건욱은 "이전에는 늘 캠프에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에 오버페이스를 하곤 했다. 올해는 '꼭 모든 걸 다 보여주지 않아도 되니 끝까지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며 "무엇보다 최대한 안 다치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고 했다. 캠프 룸메이트였던 선배 문승원의 조언은 그런 그에게 깨달음을 안겼다.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문승원은 "건욱이를 보면 예전의 나처럼 캠프에서 쫓기는 느낌이더라. 훈련도 너무 많이 하려 하는 모습이 보여서 오히려 훈련을 줄이라는 얘기를 많이 했다"며 "예를 들면 장시간 비행을 하고 미국에 도착했을 때는 몸이 지쳐 있는 상태이니 다음날 최대한 쉬는 게 좋다. 하지만 건욱이는 의욕이 넘쳐서 다음날 바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려고 하기에 내가 말렸다"고 했다. 휴식일에 방에서 시간을 보낼 때도 마찬가지다. 문승원은 "쉬는 날인데 방에서 자꾸 뭘(운동을) 더 하려고 하는 게 건욱이다. 그래서 불 끄게 하고 최대한 일찍 자게 했다"며 "늘 조기 귀국하던 건욱이가 끝까지 캠프를 할 수 있게 된 건 나랑 방을 쓴 덕분인 것 같다. 그 부분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짐짓 농담했다. 실제로 지금 이건욱은 아픈 데가 없다. 크고 작은 부상으로 지긋지긋한 고생을 해왔던 탓에 그 사실만으로도 자신감이 붙는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마침내 마운드에서도 빛났다. 그는 지난달 28일 잠실 두산전에 외국인 투수 닉 킹엄의 대체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5⅓이닝 3피안타 1실점 호투를 펼쳤다. 5회 2사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았을 정도로 위력적인 피칭이었다. 10연패를 간신히 끊은 뒤에도 다시 연패가 이어져 고생하던 SK는 이건욱의 호투와 함께 반등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기대를 뛰어넘고도 남을 역투였다. 무엇보다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입단 7년 만에 감격적인 프로 첫 승리를 따냈다. 동료들은 승리구를 챙겨 날짜와 장소, 의미를 적어넣은 뒤 선물로 건넸고, 염경엽 SK 감독은 "첫 선발 등판에서 얻어낸 데뷔 첫 승을 축하한다. 이 승리로 건욱이가 자신감을 더 갖게 됐으면 좋겠다"고 덕담했다. 이건욱 스스로에게도 감격적인 순간이다. 그는 "아웃 카운트 하나하나에만 집중하면서 공을 던졌더니, 끝나고 나서 힘이 다 빠지는 것 같았다"며 "프로 첫 승리를 하는 순간을 오랫동안 꿈꿨는데, 막상 현실이 되니 힘들고 아무 생각도 안 들더라"고 웃어 보였다. 고난의 세월이었다. 이겨내야 하는 이건욱과 기다려야 하는 SK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었다. 이건욱은 "그동안 뭘 좀 해보려고만 하면 다치고 아파서 많이 힘들었다. 입단 7년 차인데 실제로 야구를 한 건 2년 밖에 안 되는 것 같다"며 "다른 팀이었다면 이미 포기한 선수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런 나를 믿고 기다려 준 SK 팀에 감사한다. 이제 구단에 밥값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털어 놓았다. 물론 앞으로 갈길이 멀다. 킹엄이 복귀하게 되면 이건욱에게 다음 선발 기회가 또 언제 올 지 모르는 일이다. 다음 등판에서 또 이처럼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을지도 아직 알 수 없다. 그래도 이건욱은 그저 '아픈 데 없는' 몸 상태를 유지하면서 꾸준히,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마음뿐이다. 그 과정에서 팀의 반등에 힘을 보탤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 그는 "한 경기 이겼다고 또 무리하다 보면 다시 다칠 수 있으니 늘 하던 대로 하겠다"며 "안 다쳐야 계속 경기에 나설 수 있다. 무조건 아프지 않고 오래오래 마운드에 서고 싶다"고 했다. '부상 없는 야구인생'은 모든 프로 선수의 희망이지만, 다른 누구도 아닌 이건욱이기에 더 큰 간절함이 배어 있다. 배영은 기자 2020.06.01 15:45
야구

SK 마운드, '복귀병' 이건욱-김정빈 성장에 희망 모락모락

SK 마운드는 올해도 희망에 부풀고 있다. 팀이 예의 주시하는 두 유망주가 군복무를 마치고 비상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2013년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오른손 투수 이건욱(25)이 대표적이다. 이건욱은 학창 시절 '초 고교급 투수'로 통했고,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한일전에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맞대결한 적도 있는 특급 유망주였다. 그러나 데뷔 후 잦은 부상으로 실력을 보여 주지 못한 채 재활에 오랜 시간을 매진하다 지난 2년간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마치고 팀에 돌아왔다. 따라서 이번 스프링캠프는 이건욱에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험대이자 오래 기다렸던 기회였다. 다행히 출발이 나쁘지 않다. 지난 17일(한국시간) SK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재키 로빈슨 트레이닝 컴플랙스에서 처음으로 타자를 세워 놓고 공 30개를 던졌다. 박민호, 이원준, 김주한을 포함해 같은 날 라이브피칭을 한 투수 9명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구위를 뽐냈다. SK 관계자는 "이건욱이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으로 12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5km, 평균 구속은 시속 142km까지 나왔다. 슬라이더도 한결 예리해져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정작 스스로는 100% 만족하지 못했다. 이건욱은 "전역 후 단계적으로 운동을 하고 있지만, 다른 선수들에 비해 회복력이 조금 늦은 편"이라며 "절대 뒤처지지 않기 위해 착실히 몸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어 "슬라이더 제구가 좋아진 것은 고무적이지만, 직구 제구가 조금 아쉬웠다"며 "직구 구속에 큰 의미를 두기 보다 제구에 조금 더 신경 쓰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최상덕 SK 투수코치는 이건욱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건욱이 지난 2년간의 실전 공백으로 하체 밸런스가 많이 무뎌졌다. 그래서 이번 캠프 기간 동안 하체 안정화 훈련을 집중적으로 하게 했다"며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지만 첫 라이브 피칭에서 기대 이상의 투구를 보여줬다. 재능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점차 좋아질 것"이라고 믿음을 보였다. 상무야구단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왼손 투수 김정빈도 올 시즌 다시 마운드에 설 채비를 순조롭게 해나가고 있다. 올해 왼손 불펜으로 1군 전력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각오다. SK 관계자는 "김정빈도 첫 라이브 피칭에서 최고 시속 145km를 기록하면서 코칭스태프를 만족시켰다. 제구력까지 눈에 띄게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며 "특히 상대한 타자 7명 중 6명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고, 총 21구 중 16구가 스트라이크였던 게 고무적"이라고 귀띔했다. 최 코치도 기뻐했다. "선발 마운드의 주축인 선수들에 이어 라이브피칭에 나섰지만, 누구보다 눈에 띄는 피칭을 해줬다"며 "스스로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방법을 터득했고 마운드에서 확신을 갖고 투구하는 게 인상적이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또 김정빈을 '올해 집중 육성할 선수'로 지목하면서 "생각보다 더 빠르게 적응하고 있어 올 시즌에 긍정적인 활약이 기대된다"고 했다. 배영은 기자 2020.02.1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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